요즘 SNS 피드에 두 발로 걷는 로봇 영상이 부쩍 자주 올라옵니다. 그중에서도 백덤블링을 하고 쿵푸 동작을 따라하는 작은 인간형 로봇이 바로 유니트리 G1입니다.

저는 약 10년간 컴퓨터 비전과 로보틱스 분야를 곁에서 봐왔는데, 솔직히 G1을 처음 영상으로 봤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 가격에 이게 된다고?"였습니다.
이 글은 코드 한 줄 못 짜도 괜찮습니다.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가 뭔지 어렴풋이 아는 정도면 충분히 따라올 수 있게 핵심만 정리했습니다.
유니트리 G1 한눈에 보기
유니트리 G1은 중국 로봇 회사 유니트리 로보틱스(Unitree Robotics)가 2024년 5월 공개한 소형 휴머노이드 로봇입니다. 키 약 130cm, 무게 약 35kg으로 성인보다 작고, 두 발로 걷고 뛰며 손으로 물건을 잡습니다.
가장 충격적인 부분은 가격입니다. 시작가가 16,000달러(약 2,200만 원) 부터인데, 같은 급의 미국·유럽 휴머노이드의 10분의 1 수준입니다.
| 항목 | 유니트리 G1 |
|---|---|
| 키 / 무게 | 약 130cm / 35kg |
| 시작가 | 약 16,000달러 |
| 자유도(관절 수) | 23~43개 (옵션별) |
| 최대 보행 속도 | 약 2m/s |
| 배터리 | 약 9000mAh, 2시간 사용 |
| 출시 | 2024년 5월 (공식 발표 기준) |
💡 자유도(DOF, Degree of Freedom)는 로봇이 움직일 수 있는 관절의 개수입니다. 사람 팔이 어깨·팔꿈치·손목으로 여러 방향 움직이듯, 숫자가 클수록 더 정교한 동작이 가능합니다.
왜 G1이 화제가 됐나
한마디로 "가격 대비 성능이 비현실적" 이라서입니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보통 연구실용 시제품이라 한 대에 수억 원이 우습게 나갑니다.
비교해 보면 차이가 더 분명합니다.
| 모델 | 제조사 | 추정 가격대 | 비고 |
|---|---|---|---|
| 유니트리 G1 | 유니트리 (중국) | 약 2,200만 원~ | 일반 판매 중 |
| Atlas | 보스턴다이내믹스 (미국) | 비공개·연구용 | 일반 판매 ❌ |
| Optimus | 테슬라 (미국) | 2~3만 달러 목표(예고) | 양산 미정 |
| Figure 02 | Figure AI (미국) | 비공개·법인용 | 일반 판매 ❌ |
가격 출처: 각 사 공식 발표 및 2024~2025년 보도 기준이며, 옵션·환율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일반 개인이나 작은 연구팀이 실제로 주문해서 받아볼 수 있는 휴머노이드 중에서는 G1이 사실상 유일한 선택지에 가깝습니다.
어떤 동작이 실제로 되나
유니트리 공식 영상과 사용자 리뷰를 종합하면, G1은 다음 정도의 동작을 안정적으로 수행합니다.
- 평지·계단·잔디밭 보행 (최대 약 2m/s, 가벼운 조깅 속도)
- 점프·백덤블링 같은 다이내믹 동작
- 외부에서 발로 차도 균형 회복
- 양손으로 물병·박스 등 가벼운 물건 집기 (옵션 모델)
- 사전 학습된 무술·댄스 모션 재생
특히 균형 회복이 인상적입니다. 사람이 옆에서 발로 차거나 밀어도 비틀거리며 자세를 잡는 영상이 여럿 공개돼 있는데, 5년 전만 해도 보스턴다이내믹스 정도만 보여주던 장면입니다.
다만 "자율적으로 집안일을 한다" 같은 수준은 아직 아닙니다. 빨래를 개거나 설거지를 하는 영상은 대부분 사람이 원격으로 조종(텔레오퍼레이션)하거나, 정해진 환경에서 수십 번 학습시킨 결과물입니다.
⚠️ 영상에 "AI가 스스로 한다"고 써 있어도, 대부분은 사람이 미리 짜놓은 동작을 재생하거나 원격 조종 중인 경우가 많습니다. 자율 판단은 아직 초기 단계입니다.
기술적으로 뭐가 특별한가
핵심은 세 가지 부품을 모두 자체 생산한다는 점입니다. 모터, 감속기, 제어 보드. 이게 가격 경쟁력의 진짜 원천입니다.
일반 휴머노이드 회사:
┌─────────┐ ┌──────┐ ┌──────┐
│ 모터수입 │ + │감속기 │ + │제어기 │ → 비싼 완성품
└─────────┘ └──────┘ └──────┘
↑외주 ↑외주 ↑외주
유니트리:
┌──────────────────────────────┐
│ 모터·감속기·제어기 모두 자체 │ → 저가 완성품
└──────────────────────────────┘
휴머노이드에서 가장 비싼 부품이 관절을 움직이는 액추에이터(모터+감속기 묶음) 입니다. 보통 한 개에 수백만 원씩 하는데, 사람 다리에만 6개 이상 들어갑니다.
유니트리는 4족 보행 로봇(Go1, Go2)을 만들면서 이 액추에이터를 대량 생산해본 경험이 있습니다. 그 노하우를 그대로 두 발 로봇으로 옮긴 거죠.
또 하나, 개발자용 SDK(소프트웨어 개발 키트)와 시뮬레이터를 무료로 공개합니다. 연구자들이 G1을 사서 자기 알고리즘을 바로 얹어볼 수 있다는 뜻이고, 이게 학계에서 빠르게 표준 플랫폼으로 자리잡는 이유입니다.
일반인이 살 수 있나, 사면 뭘 할 수 있나
결론부터 말하면 법적으로는 살 수 있지만, 실용적으로는 아직 어렵습니다.
유니트리 공식 사이트나 한국 총판을 통해 주문은 가능합니다. 다만 다음을 감수해야 합니다.
- [ ] 가격 약 2,200만 원~ (옵션 추가 시 4,000만 원 이상)
- [ ] 배터리 1회 충전 약 2시간 사용, 그 후 30분 이상 충전
- [ ] 조작에 리눅스·Python 같은 프로그래밍 환경 필요
- [ ] AS·수리는 본사(중국) 경유, 부품 수급 1~2주 이상
- [ ] 안전 사고 시 책임은 구매자 본인
쉽게 말해 "리모컨으로 켜면 알아서 청소해주는 가전" 이 절대 아닙니다. 지금 G1을 사는 사람은 거의 다 대학 연구실, 로봇 스타트업, 콘텐츠 제작자입니다.
예를 들어 영상 크리에이터가 "휴머노이드와 일주일 살기" 같은 콘텐츠를 찍거나, AI 스타트업이 자사 제어 알고리즘을 시연용으로 얹는 식입니다. 일반 가정용으로는 5~10년은 더 기다려야 한다는 게 업계의 중론입니다.
중국 로봇 산업, 어디까지 왔나
G1을 단독으로 보면 "잘 만든 가성비 로봇" 정도지만, 큰 그림에서 보면 의미가 다릅니다.
2020년 전후만 해도 휴머노이드는 미국·일본의 영역이었습니다. 보스턴다이내믹스, 아지리티 로보틱스, 혼다 ASIMO처럼요. 그런데 2024~2025년 사이 중국 회사들이 무더기로 등판했습니다.
| 회사 | 대표 모델 | 특징 |
|---|---|---|
| 유니트리 | G1, H1 | 가성비·자체 부품 |
| 샤오펑(Xpeng) | Iron | 자동차 회사 발 휴머노이드 |
| 푸리에(Fourier) | GR-1 | 의료·재활 특화 |
| 어그봇(Agibot) | A2 | 가사·물류 시연 |
중국 정부도 2025년까지 휴머노이드 산업을 전기차 다음 핵심 산업으로 지정했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중국 공업정보화부, 2023년 11월 가이드라인 기준). 부품 공급망과 양산 노하우가 한곳에 모여 있다는 건 무서운 강점입니다.
물론 한계도 있습니다. 자율 행동을 만드는 AI 모델 부분(VLA, 비전-언어-행동 모델) 은 아직 미국이 앞서 있다는 평가가 일반적입니다. 하드웨어는 중국, 두뇌는 미국 — 이런 구도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살까 말까, 솔직한 의견
저라면 개인 용도로는 안 삽니다. 비싸고, 시끄럽고, 배터리도 짧고, 무엇보다 "이걸로 뭘 할지" 명확하지 않으면 비싼 장식품이 되기 쉽습니다.
다만 다음 경우라면 진지하게 고려해볼 만합니다.
- 로보틱스를 공부하는 대학원생·연구자
- 휴머노이드 콘텐츠로 채널을 운영할 크리에이터
- B2B용 시연·전시 자산이 필요한 회사
- AI 제어 알고리즘을 실기에 검증하고 싶은 스타트업
반대로 "AI 비서가 집에서 빨래를 개주는 미래"를 원한다면, 솔직히 G1이 아니라 그 다음다음 세대를 기다리는 게 맞습니다. 제 개인적인 체감으로는 일러도 2030년 전후입니다.
마무리
유니트리 G1은 휴머노이드 로봇이 연구실 전시품에서 일반 상품으로 넘어가는 첫 분기점에 있는 모델입니다. 완성형은 아니지만, "이 가격에 이게 되는구나"를 보여줬다는 것만으로도 산업의 속도를 한 단계 끌어올렸습니다.
당장 살 일이 없더라도, 앞으로 1~2년간 이 분야 뉴스를 따라가면 재미있을 겁니다. 테슬라 옵티머스 양산, Figure AI 시연, 중국 후발주자들의 가격 인하 — 비교할 기준점이 G1으로 잡혔다고 봐도 무리가 없으니까요.
다음 글에서는 G1과 자주 비교되는 테슬라 옵티머스, 그리고 두 회사의 접근 방식이 어떻게 다른지 비전공자 눈높이로 풀어볼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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